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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

격리기록 #1 . co로나에 걸렸따

by 릴다 2022. 11. 23.

 

지지난주 목요일, 11월 10일 메가쇼에 다녀왔다.

올해 벌써 세번째 열리는 메가쇼, 이전 킨텍스에서 개최할때도 다녀왔었는데 맛있는 먹거리나 볼거리가 꽤나 많았던데다 이번에는 킨텍스홀 3개를 사용해서 크게 열린다길래 한번더 다녀왔다.

그리고 다음날 11월 11일 헬스장을 등록했다(인생 처음으로).
기초체력도 기르고, 남친과 동거하기 시작하면서 찐 살을 조금 빼볼까 싶은 마음에 등록하고 지난 주 월요일 처음으로 다녀왔다.
생각보다 더 떨어지는 근육량, 갑자기 운동해서 그런지 온몸에 근육통이 왔는데 꾸역꾸역 참고 화요일까지 나갔으나 결국 수요일은 하루 쉬어가기로 했다. 

11월 17일 목요일, 남자친구가 아프기 시작했다. 최근 먹는게 부실해서인가, 떨어진 근육량에 너무 무리한 운동을 한탓인가. 몸살기운이 있는거같다며 운동 쉬겠다길래 혼자가긴 죽어도 싫지만 그래도 이왕 끊은거 작심 삼일이라도 나가보자, 트레드밀이라도 조금 뛰고 오자 싶은 마음으로 결국 혼자 헬스장을 다녀왔다. 막상 가니 러닝만하긴 아쉬워서 근력운동도 하고 거진 1시간을 채우고 돌아왔다(나자신 기특해)

금요일 새벽 남자친구의 열이 떨어지질 않는다.
헬스장에서 돌아오는길에 해열제도 사와서 먹였는데 떨어질 기미도 안보이고, 인간 핫팩마냥 열이 계속계속 올라서 결국 금요일에 병원을 다녀왔다. 그리고 돌아온 말은 코로나 확진. 일거수일투족 매일 같이다니고 같이먹고 같이자는데 왜 너만...?

11월 18일, 금요일 저녁부터 나도 기침이 나기 시작했다. 열은 안오르고 멀쩡해서 남자친구 병간호나 새벽에 간간히 해주고 토요일 해뜨자마자 앞에 병원으로 검진받으러 다녀왔다. 결과는 음성. 아직 코로나가 발병하지 않은건지 양성은 뜨지 않았다. 집에 확진자가 있으니 곧 양성이 뜰 수 있다면서 일반적인 코로나 증상에 대비한 약을 지어주셨다.

그리고 토요일 오후, 기침좀 나는거 말곤 멀쩡해서 혼자 신나서 노래도 부르고 친구들이랑 게임도 했는데 밤부터 증상이 시작됐다.
남자친구는 열이오르긴해도 추위에 떨진 않았는데, 나는 몸이 으슬으슬 떨리기 시작하더니 이불을 아무리 꽁꽁 싸매고 누워도, 전기장판을 켜도 떨리는 몸이 멈추질 않았다 ㅜㅜ 사시나무 마냥 새벽 내내 오들오들 떨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지만 다시 눈뜨니 꼭두새벽 일곱시도 안된 시간이었다. 그리고 몸에서 열이 펄펄 끓고 있었고, 약으로도 떨어지지 않는 열을 식히기 위해 미지근한물에 샤워와 선풍기바람으로 머리와 몸을 식혀주었다.

그렇게 고통의 일요일이 시작되는줄 알았지만 열 한번 식혀주니 몸 컨디션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열한번 나고 증상이 끝인거냐며 또 오후가 되니 신나서 놀다가 밥도 잘먹고 낮잠도 자고 하루를 상쾌하게 보냈다가 또 밤, 새벽이되니 귀신같이 열이오르기 시작했다. 으슬으슬병이 시작된듯 새벽내내 오들오들 떨면서 열이 오르다가, 결국 또 열이 안떨어져서 샤워를 해야하나 했지만 이대로 코로나로 죽는한이 있어도 미지근한 샤워는 절대 다시하기 싫어서 방 벽에 등을 붙이고 몸을 식히다가 너무너무너무 추워서 이불에 잠깐 숨었다가, 다시 오른 열을 벽에 붙어서 식히는 행동을 반복했다.
계속 열을 식혀줘서 그런건지, 아니면 몸이 제 컨디션을 스스로 회복한건진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아침이 되니 열은 떨어지고 컨디션도 괜찮아졌다. 그저 벽에 들러붙어서 몸을 식혔다가 다시 이불에 숨는 그 반복행위로 잠을 오래 못자긴 했지만..

그렇게 또 월요일이 밝고, 새벽내내 앓았지만 아침이 지나니 컨디션은 또 어느정도 회복됐다.
그리고 나는 아직 코로나 확진은 받지 못한 상태인데가 언제 또 다시 아플지 모르니 결국 병원을 한번 더 방문하기로 했다.
역시나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고 슬슬 콧물도 나기 시작한 참이라 약을 새로 받아서 집에 돌아왔다. 그렇게 약도 새로 받았겠다, 그리고 약이 꽤나 나와 잘맞는건지 약발도 잘 듣기 시작했다 이제 좋은컨디션, 즐거운 마음으로 격리만 하면 되겠구나 싶었다.

밤만되면 열이 오르는 통에 오들오들 떠는것도 너무 지겹고, 열을 식혀야하지만 한겨울에 발가벗겨진것마냥 추위를 느끼는 그 몸상태가 너무 싫어서 밤을 맞이하기가 두려웠는데, 다행히도 이제 밤에는 열이 오르지 않는다. 다만 기침이 많이나와서 폐가좀 아프고, 목에 상처가 좀 나고, 콧물이 흘러서 자주 화장실을 다녀와야한다는 귀찮음이 붙긴 했지만 그래도 열이 오르지 않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그리고 화요일 아침, 맑은 정신과 좋은 컨디션으로 유튜브도보고 게임도 하며 침대에서 뒹굴거리다가 다시 한두시간 잠을 자고, 신생아같은 아침을 보내는가 싶더니만 오후가되니 컨디션이 뚝떨어졌다. 목은 부을대로 부어서 말도하기 힘든 상태인데다가 침삼키기도 힘들다. 게다가 가래도 계속나와서 기침을 안할수가 없는데 기침할때마다 천국에 있는 천사들이랑 하이파이브 하고 내려오는 고통 ㅡㅡ. 그래도 좀 일어나 있으려고 책상에 앉아있었는데 내내 컨디션 난조로 기분도 저기압인데다가 물떠오려고 일어나기만 하면 소주 3병 먹은 다음날처럼 현기증이 일어났다. 
점심으로 스프를 끓여 먹었지만 네다섯 숟가락 떠먹곤 입맛도 없고(내 인생에 입맛없는적은 정말 한손에 꼽는다) 속도 안좋아서 결국 스프도 못먹고 드러누워버렸다.
정말 웃기게도, 화요일 하루종일 그렇게 컨디션 난조로 누워있거나 비틀거리며 좀비처럼 걸어다니는게 다였는데 저녁에는 또 교촌 허니콤보가 땡기더라는것 ㅡㅡ 땡길때 먹어야겠다 싶어서 바로 배달시켜 먹고, 약을 먹고, 그렇게 또 신생아마냥 먹고 자고 누워있다가 하루를 끝냈다.

그리고 오늘 수요일. 아직 현기증이 다 가시지는 않았지만 어제보다는 비교적 괜찮은 상태고, 컨디션도 나쁘지 않다. 열은 이제 나지않는 듯, 으슬거리는 느낌조차도 없다. 
제일 불편한건 목이 너무 헐어버린것인지 침한번 삼킬때마다 지옥경험이다. 이대로면 천국의 천사와 하이파이브가 아니라 단테가돼서 지옥 전층을 다 구경하고 올것같은 느낌. 차라리 열이나는게 더 나으니까 헐어버린 목이 빨리 나았으면 싶다 ㅜㅜ

이제 곧 저녁시간이고 컨디션도 어느정도 회복했으니 오늘부터는 영양가 있는 음식을 좀 해먹어야지 싶다.
다만 격리중이라 장보러 갈수가 없는게 가장 큰 걸림돌인데, 한식 찌개에 없어선 안될두부가 없다.... 밥을 해먹고싶어도 맛있게 해먹을 수가 없는 이 현실. 요즘 배달 안오는게 없으니 격리해도 잘먹고 잘 살수 있다지만, 음식값에 배달비까지하면 지출이 너무 커서 감당이 안된다 ㅠㅠ 돈아까비....

작년에 미국 다녀왔을때 자가격리 기간이 2주나 됐었는데 2주를 어떻게 버텼나 싶기도 하지만 그때는 지원물품도 많이 주고, 엄빠집에 같이 살때라 엄마아빠가 해주는 음식 맛있게 먹고, 시차적응까지 해야했어서 오히려 2주간 집에 있는게 꽤나 괜찮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주일밖에 안되는데도 코로나때문이라 그런지 먹는것도 시원찮고 답답하기도 무진장 답답해서 그저 빨리 격리 풀리고 밖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드네.

빨리 격리 풀려서 장도 보고 바깥도 좀 돌아다니고 싶다.... 답답해...!

 

대신 동숲 나들이 ㅎ